고양시는 중학교까지만 좋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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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교육 작성일20-02-06 12:18 조회2,97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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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높빛시론>
고양시는 중학교까지만 좋은 걸까요?
최 창 의 (행복한미래교육포럼대표/율곡교육연수원장)
고양지역 학부모들과 상급 학교 진학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고양시는 중학교까지 좋은데 고등학교는 안 좋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다른 지역 고등학교로 나가는 거예요.” 고양시 학부모들 상당수가 주고받는 이 말은 실제로 확인된 사실일까. 무슨 기준으로 어째서 이런 불만이 생겨난 걸까. 고양시에 고교평준화가 시작된 이래 오래도록 고양시 교육계에 유포된 이런 인식의 근원을 밝혀보려 한다.
먼저 앞에 나온 대화에서 ‘학교가 좋다’는 것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 말일까? 그것은 교육력의 중요한 요소인 교육환경이나 교사의 수업능력, 학생 전인교육의 정도를 일컫는 게 아니다. 입시에 필요한 성적 우수한 아이들이 재학하는 비율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다시 말해 고양시의 성적 우수한 학생들이 초‧중학교까지는 그대로 많아 좋은데, 고등학교는 다른 지역 학교로 빠져나가 좋지 않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를 들어 고양시에 성적 우수한 아이들이 남아 있도록 특목고를 늘려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면 고양시 초‧중학교 학생들은 무엇을 근거로 성적이 우수하다는 걸까? 또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고양시 초등학생들 성적을 현행 평가 제도로 다른 지역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중학생 성적은 과학고나 외국어고, 자사고 등 시험으로 진학하는 실적을 어림잡아 판단하게 된다.
실제로 고양시 출신 중학생들이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 등에서 합격 비율이 높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학생 진학 실적은 중학교 교사들이 고등학교보다 우수하다거나 좋은 교육환경 등이 뒷받침되어서 그런 게 아니다. 가장 주된 이유는 학업 성적면에서 우수한 초등학생들이 외부로 나가지 않고 그대로 고양시 중학교에 진학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두루 중학교마다 섞여 상승 작용을 일으켜 주고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고등학교는 어떤가? 알다시피 중학교는 전국이 완전 평준화 되었지만 고등학교의 경우 성적 우수자들이 일부 특정한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최상위권 성적의 중학교 졸업생들은 고양시 일반고를 놔두고 대학입시에 유리한 특목고와 자사고 또는 비평준화지역 우수고로 진학하게 된다. 또 일부는 강남지역 자사고에 들어가기 위해 중학교 때 전학을 가기도 한다. 이처럼 고양시 중학생 5∼10%가량의 성적 우수자들이 특목고와 자사고로 빠져나가게 되니 어쩌겠는가. 중학교와 달리 고양시 일반계 고등학교는 학업 성적면에서 출발부터 매우 불리한 조건을 태생적으로 안고 가는 것이다. 이런 태생적 한계 속에서 고양시 고등학교가 대학 진학실적을 내기란 어려울 테니, 그에 따라 좋은 학교가 없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고양시에 가고 싶은 고등학교를 만드는 방법은 특목고, 자사고 유치나 확대가 아니다. 오히려 전국적으로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고 일반계 고등학교의 존재 근거를 되살리는 특목고, 자사고 폐지가 해답이다. 생각해보자. 성적이 우수한 고양시 중학생들이 다른 지역이나 특목고로 나가지 않고 고양시 고등학교에 두루 진학할 때 학생들의 학습 의욕도 높아지지 않겠는가? 그러면 당연히 대학 진학률도 좋아질 것이다. 물론 이에 따른 문제점이 없는 건 아니다. 다름 아닌 학생들의 적성과 흥미에 따른 교과교육의 다양화나 선택권이다. 따라서 정부가 2025년경부터 시행하려 준비하는 고교학점제 같은 정책들이 실현되어 문제점을 보완하면 될 것이다.
교육부가 지난달 초 고교 서열화 해소를 위해 특목고와 자사고를 2025년까지 일반고로 전환할 방침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일반고 지원 정책과 고교학점제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방안은 전국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에 바람직할 뿐 아니라 평준화지역인 고양시 고등학교 교육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판단한다. 으뜸 교육강국인 핀란드에서는 ‘가장 좋은 학교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라고 한다. 그만큼 성적이 우수한 학교들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두루 퍼져 평준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고교 서열과 격차가 해소된다면 고양시의 우수한 중학생들이 그대로 지역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런 말도 두루 퍼지고 날라질 게다. “고양시는 중학교만 좋은 게 아니에요. 고등학교도 좋으니 이 곳에서 정착하세요.” 아울러 그 좋은 학교가 단순히 대학 진학 실적이나 시험 성적만이 아닌 아이들의 전인적인 성장과 적성을 꽃피워주는 학교이면 더 바랄 나위 있겠는가?
고양시는 중학교까지만 좋은 걸까요?
최 창 의 (행복한미래교육포럼대표/율곡교육연수원장)
고양지역 학부모들과 상급 학교 진학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고양시는 중학교까지 좋은데 고등학교는 안 좋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다른 지역 고등학교로 나가는 거예요.” 고양시 학부모들 상당수가 주고받는 이 말은 실제로 확인된 사실일까. 무슨 기준으로 어째서 이런 불만이 생겨난 걸까. 고양시에 고교평준화가 시작된 이래 오래도록 고양시 교육계에 유포된 이런 인식의 근원을 밝혀보려 한다.
먼저 앞에 나온 대화에서 ‘학교가 좋다’는 것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 말일까? 그것은 교육력의 중요한 요소인 교육환경이나 교사의 수업능력, 학생 전인교육의 정도를 일컫는 게 아니다. 입시에 필요한 성적 우수한 아이들이 재학하는 비율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다시 말해 고양시의 성적 우수한 학생들이 초‧중학교까지는 그대로 많아 좋은데, 고등학교는 다른 지역 학교로 빠져나가 좋지 않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를 들어 고양시에 성적 우수한 아이들이 남아 있도록 특목고를 늘려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면 고양시 초‧중학교 학생들은 무엇을 근거로 성적이 우수하다는 걸까? 또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고양시 초등학생들 성적을 현행 평가 제도로 다른 지역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중학생 성적은 과학고나 외국어고, 자사고 등 시험으로 진학하는 실적을 어림잡아 판단하게 된다.
실제로 고양시 출신 중학생들이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 등에서 합격 비율이 높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학생 진학 실적은 중학교 교사들이 고등학교보다 우수하다거나 좋은 교육환경 등이 뒷받침되어서 그런 게 아니다. 가장 주된 이유는 학업 성적면에서 우수한 초등학생들이 외부로 나가지 않고 그대로 고양시 중학교에 진학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두루 중학교마다 섞여 상승 작용을 일으켜 주고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고등학교는 어떤가? 알다시피 중학교는 전국이 완전 평준화 되었지만 고등학교의 경우 성적 우수자들이 일부 특정한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최상위권 성적의 중학교 졸업생들은 고양시 일반고를 놔두고 대학입시에 유리한 특목고와 자사고 또는 비평준화지역 우수고로 진학하게 된다. 또 일부는 강남지역 자사고에 들어가기 위해 중학교 때 전학을 가기도 한다. 이처럼 고양시 중학생 5∼10%가량의 성적 우수자들이 특목고와 자사고로 빠져나가게 되니 어쩌겠는가. 중학교와 달리 고양시 일반계 고등학교는 학업 성적면에서 출발부터 매우 불리한 조건을 태생적으로 안고 가는 것이다. 이런 태생적 한계 속에서 고양시 고등학교가 대학 진학실적을 내기란 어려울 테니, 그에 따라 좋은 학교가 없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고양시에 가고 싶은 고등학교를 만드는 방법은 특목고, 자사고 유치나 확대가 아니다. 오히려 전국적으로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고 일반계 고등학교의 존재 근거를 되살리는 특목고, 자사고 폐지가 해답이다. 생각해보자. 성적이 우수한 고양시 중학생들이 다른 지역이나 특목고로 나가지 않고 고양시 고등학교에 두루 진학할 때 학생들의 학습 의욕도 높아지지 않겠는가? 그러면 당연히 대학 진학률도 좋아질 것이다. 물론 이에 따른 문제점이 없는 건 아니다. 다름 아닌 학생들의 적성과 흥미에 따른 교과교육의 다양화나 선택권이다. 따라서 정부가 2025년경부터 시행하려 준비하는 고교학점제 같은 정책들이 실현되어 문제점을 보완하면 될 것이다.
교육부가 지난달 초 고교 서열화 해소를 위해 특목고와 자사고를 2025년까지 일반고로 전환할 방침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일반고 지원 정책과 고교학점제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방안은 전국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에 바람직할 뿐 아니라 평준화지역인 고양시 고등학교 교육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판단한다. 으뜸 교육강국인 핀란드에서는 ‘가장 좋은 학교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라고 한다. 그만큼 성적이 우수한 학교들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두루 퍼져 평준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고교 서열과 격차가 해소된다면 고양시의 우수한 중학생들이 그대로 지역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런 말도 두루 퍼지고 날라질 게다. “고양시는 중학교만 좋은 게 아니에요. 고등학교도 좋으니 이 곳에서 정착하세요.” 아울러 그 좋은 학교가 단순히 대학 진학 실적이나 시험 성적만이 아닌 아이들의 전인적인 성장과 적성을 꽃피워주는 학교이면 더 바랄 나위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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